이란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.
- 1906년 10월 7일, 페르시아(지금의 이란) 국왕인 샤가 첫 번째 마즐레스(의회)의 문을 열었음.
- 이는 입헌 운동의 결실로, 의회가 실제로 기능을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으며 같은 해 말 헌법 제정으로 가는 길을 텄음.
- 주목할 점은 이 변화를 이끈 핵심 세력 중 하나가 성직자와 ‘바자르(시장 상인)’의 연합이었다는 사실임.
- 이란에서 바자르는 물건만 파는 단순한 시장이 아님.
- 예전부터 이곳은 정보와 돈이 흐르는 중심이자, 민심이 폭발하는 도화선 역할을 해왔음.
- “바자르가 등을 돌리면 정권이 흔들린다”는 말은 이란 정치의 오래된 공식과도 같음.
-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에도 바자르 상인들이 팔레비 왕조를 외면하면서 승기가 혁명군 쪽으로 기울었음.
- 혁명 성공 후 호메이니는 정규군(아르테시)과 별도로, 체제 수호를 위한 독자적 군사 조직인 ‘혁명수비대(IRGC)’를 1979년 봄에 만들었음.
- 이후 혁명수비대는 단순히 무력만 갖춘 게 아니라 석유, 건설, 통신 등 알짜 산업까지 장악하며 영향력을 키웠음.
- 시장 상인들 입장에서는 “군인들이 내 밥그릇까지 뺏어간다”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음.
- 이렇게 억눌려왔던 불만이 2025년 12월 28일, 테헤란의 ‘그랜드 바자르’를 중심으로 결국 터져 나왔음.
- 시위의 시작은 ‘정치’ 문제가 아니라 먹고사는 ‘생계’ 문제였음.
- 이란 화폐인 리알화 가치는 1달러당 145만 리알 선이 무너졌고, 2026년 1월 6일에는 약 149만 리알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었음.
- 2025년 한 해에만 리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거의 반토막 났고, 같은 해 12월 공식 물가상승률만 해도 42.5%에 달했음.
- 상인들은 물건을 팔아도 다시 물건을 들여올 자금이 부족하고 가격 기준마저 사라지자, 결국 가게 셔터를 내리고 거리로 뛰쳐나온 것임.
- 시위 규모가 커지자 정부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강력한 대응 카드를 꺼내 들었음.
- 2026년 1월 8일, 외부와 연결되는 국제 인터넷망을 사실상 차단해버린 것임(완전 차단이라기보다 해외 연결을 막은 형태).
- 그 결과 위성을 통하지 않는 일반 인터넷 접속률은 평소의 1% 수준으로 급락했고, 이란은 외부 소리가 들리지 않는 ‘밀실’처럼 변했음.
-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‘스타링크’가 일부에게 숨통을 틔워줬지만, 단말기 가격이 약 600달러(월 요금 별도)로 비싸고, 9천만 인구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함.
-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위 현장의 참혹한 모습은 정확한 검증 없이 불확실한 숫자로만 밖으로 전해지고 있음.
- 인권단체 HRANA는 1월 12일 기준으로 646명이 사망하고 10,721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했음.
- 하지만 로이터 등 외신들도 “정부의 통제로 인해 독자적인 사실 확인은 불가능하다”는 단서를 달고 보도하는 상황임.
- 이러한 불확실성은 국제사회가 개입할 명분을 더욱 키우고 있음.
-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인권 문제를 넘어, 이란을 압박할 종합적인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음.
-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군사 공격, 비밀 사이버 작전, 제재 강화, 온라인 지원 등을 한데 묶은 대응책들이 거론되고 있음.
- 게다가 1월 12일 밤에는 “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는 대미 수출 시 25% 관세를 부과하겠다”는 무역 전쟁 카드까지 꺼내 들었음.
- 이란 내부가 혼란스러운 가운데, 바다 위 상황도 심상치 않음.
- 이란산 원유와 콘덴세이트가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‘해상 재고’로 쌓이고 있음.
- 이 해상 재고는 약 1억 6,600만에서 1억 7,000만 배럴로 기록적인 규모이며, 이는 이란의 석유 생산량으로 따지면 약 50일 치에 해당함.
- 그중 절반 정도가 싱가포르 인근 바다에 몰려 있음.
- 이는 전쟁이나 피격 위험을 피해 걸프만 밖으로 물량을 빼돌리려는 의도, 중국의 수요 감소로 인한 적체, 하역 지연 등이 겹친 결과로 보임.
- 국제 유가(브렌트유)는 1월 12일 기준 배럴당 63달러대이지만, 이란발 위기가 커지면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가 될 것임.
- 결국 이번 일은 단순한 반정부 시위 수준이 아님.
- 환율 폭락으로 상인들이 돌아섰고(경제), 인터넷 차단으로 진실이 가려졌으며(정보), 원유가 바다 위에 방치되는(지정학) ‘3중 복합 위기’임.
- 혁명수비대가 총칼로 사람들을 해산시킬 수는 있을지 모름.
- 하지만 1달러당 150만 리알까지 추락한 환율은 총을 쏜다고 해서 잡을 수 없음.
- 바자르가 문을 닫는 순간, 이란 체제를 지탱하던 ‘충격 흡수 장치’가 이미 고장 났다는 신호로 볼 수밖에 없음.
한줄 코멘트. 총으로 시위대를 겨눌 수는 있어도, 바닥없이 추락하는 환율을 체포할 수는 없음. 경제가 무너지면 독재도 유지가 안 되는 법임.